부동산에 대한 정보가 많아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고 숨겨진 보석 보다는 시장 가격을 따라가게 됩니다.
요즘처럼 많은 정보들이 있는 시대에서는 저평가 된 부동산을 거의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지만 옛날에는 모험가처럼 직접 부동산에 대한 정보를 찾으러 다녀야만 정보를 얻을 수 있었던 때가 있었기에 부지런함만으로도 투자 수익이 생기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꽤 오래 되었지만 처음 부동산 투자를 했던 2012년의 이야기를 해 보려 합니다.
정책적인 이유로 가격 폭등과 폭락이 있었던 노무현 정부에서 부동산에 대한 불안과 비관론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러다 이명박 정부로 오면서 부동산 시장은 안정이 되기 시작 했고 두려움의 2009년을 지나 2011년 쯤에서는 부동산 경기가 조금씩 좋아지고 있었습니다.
이 시기에 도시형생활주택이란 상품이 처음 나오면서 주택도 아닌 것이 오피스텔도 아니면서 나름의 장점들을 가지고 부동산 시장의 틈새 상품으로 자리를 잡고 있었습니다.
주택이라는 큰 카테고리에 속하면서, 역세권 입지에 주차 공간을 최소화 하여 소규모 면적으로 공급되는 상품은 1인 가구가 많아지는 시기에 아주 적절한 상품이었고 하숙이나 자취를 많이 하는 학생뿐만아니라 직장과 집이 먼 기러기 아빠 또는 엄마들에게는 고마운 상품이었습니다.
하지만 직장이 있는 강남과 종로 쪽에는 이미 오피스텔들이 많이 있었고, 그 주변으로 땅값이 조금 낮으면서 직장에서 멀지 않은 곳들을 중심으로 도시형생활주택이 급속도로 생기고 있었습니다.
여러 곳을 관찰하다가 선정한 곳이 회기역 쪽이었는데 그 이유로는,
1. 주변에 학교가 많다 (고려대, 경희대, 서울시립대, 카이스트, 한국외대)
2. 병원이 있다 (경희대 병원, 삼육대 병원)
3. 중심가에서 가깝다 (종로에서 지하철로 20분 미만 거리)
4. 천이 가깝다 (중랑천, 천계천)
5. 시장이 가깝다 (회기시장)
6. 주변에 신축 건물이 없다
이런 장점들이 있었는데 무엇보다 그 지역에 많은 1인 수요에 비해 신축 건물이 없다는 것이 주요 포인트 였습니다.
회기역 앞에 유니스타워라는 오래된 오피스텔 빼고는 모두 다세대, 다가구 였으며 1인 가구가 갈 수 있는 곳이 매우 제한적이었습니다. (간단하게 나열하니 꽤 오랜 시간 동안 분석하고 공부한 것이 매우 작아보이네요)
그러다보니 이곳에 들어서는 도생 (도시형생활주택의 약자) 이 생겨서 받을 수 있는 월세에 대해 부동산에서도 의견이 분분 했으며 분양 상담사들이 제시하는 광고성 멘트를 더욱 신뢰 하기는 어려웠습니다.
첫 투자라 매우 신중 했었고 그 지역에 있는 부동산은 거의 다 가봤던터라 기대 수익은 잘 몰라도, 적어도 주변 시세는 잘 알 수 있었습니다. 그 지역에서는 보통 월 30만원을 받고 있었지만 신축 도생이 들어서면 최소 40만원은 받을 것이라는 생각은 했었지만 분양가격을 생각하면 분양 상담사들이 말하는 60만원과는 차이가 있었습니다.
그래도 안되면 내가 들어가서 살면 된다는 생각으로 1억 4천만원짜리의 원룸 도생을 분양 받았고 계약금으로 1400만원을 넣었습니다. 그 당시에 주식으로 이미 많은 돈을 날려먹은터라 1400만원도 겨우 구한 소중한 돈이었습니다. ㅜ.ㅜ
조금씩 야금야금 까먹은 주식은 큰 임팩트가 없지만 한번에 큰 돈이 들어 가는 부동산 투자는 꽤나 리스키 해 보였습니다.
그렇게 준공이 되는 날까지 거의 하루도 거르지 않고 손익 계산을 해봤으며 한달이 멀다하고 그 지역을 가보면서 마음의 위안을 찾아야 했습니다. 왜냐하면 지금과 다르게 그 당시만 해도 부동산 사기도 많고 부도나는 업체도 많았기 때문 입니다.
소위 대기업이라고 부르는 곳에서 분양 하는 상품들도 신뢰도가 많이 낮았으며 시행사의 부도나 시공사의 불량 시공으로 인한 문제는 아무런 해결도 하지 못 하고 고스란히 소비자의 몫으로 남던 때라서 더욱 불안에 떨어야 했습니다.
부동산 신탁사가 생겨난 원인을 생각 해 보면 왜 그런지 알 수 있습니다. 시행사 또는 건설사의 부실과 횡령등의 이유로 IMF 이후에 부실채권 (NPL) 을 주로 다루던 신탁사를 자금운용을 위한 창고로 활용하게 되었으며 이런 관리형 신탁이 2000년 중반에 활성화 되었기 때문에 2012년에도 여전히 불안정한 시기였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준공이 되었습니다. 잔금을 치루는데 해 보신분들은 아시겠지만 그 과정이 생각보다 꽤 복잡합니다.
지금처럼 모든것이 체계화 되고 정리 된 때에도 은행에 대출, 등기, 공사, 전월세 등 많은 단계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지만, 옛날에는 이런 단계적 문제 외에도 시스템이나 각 분야의 회사 (신탁, 시공, 시행, 부동산) 간에 연계에서 생기는 문제들이 많았습니다.
예를 들면 준공 승인 전에 지체상금을 피하기 위해 시행사는 사전승인을 받게 되는데 이 때에는 은행에서 잔금 대출을 받는 것이 쉽지 않은 곳이 많았고 그러다보니 시행사는 자기의 역활은 끝났다고 하며 뒤로 빠져 있고, 수분양자들은 중도금을 처리하지 못 하는 상황이 생기게 되는 것입니다. 그럼 결국 준공 승인이 되는 때에서야 비로소 중도금 및 그 이자를 낼 수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 계약시나 사전 승인 몇 달전에 사전 고지가 없었기 때문에 그런 큰 돈을 준비 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당연히 그에 대한 피해는 소비자가 져야 했었던 것 입니다.
그 외에도 은행마다 차이는 조금 있지만 잔금 대출을 받을 때 산정하는 시세가 달라서 생기는 문제, 토지 또는 시행사의 문제로 등기가 안 되는 상황 등 생각해 보면 아찔한 문제들이 많았던 시기 였습니다.
그렇게 해서 소위 등기를 치는 단계까지 마치고 세를 놓는데 40만원을 시작으로 해서 1년마다 큰 폭으로 올라 2년째에 월 60만원을 넘게 받았고 비과세 적용되어 시세 차익이 1억2천 정도가 되었습니다.
실제로 투자가 잘 되어서 좋긴 했지만 무엇보다 사전 조사를 하면서 분석 및 예상 했던 것들을 실제로 확인 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어떤 부분이 미흡했는지 확인 하면 다음을 위해 이렇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예상이 적중한 부분에는 나름의 성취감이 생겨서 부동산 공부에 동력이 생기는 것 같았습니다.
물론 준공 되는 기간 동안 부동산 공부를 꾸준히 했었고 작게라도 투자 경험을 쌓긴 했지만 실제로 첫 투자이자 큰 수익이 생긴 것이 처음이서 더욱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
일확천금을 바라보며 부동산을 하는 것은 투기에 가깝지만, 나름의 분석을 하고 계약 후 시간을 두고 천천히 가치를 찾아 가는 것은 말 그대로 투자가 될 수 있습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상품의 가치가 올라가고 경제가 성장 하듯이, 나의 지식과 자산도 같이 성숙한다는 생각으로 투자를 하게 된다면 인생에 있어서 또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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